
지난 글에서는 산업용 테이프가 왜 떨어지는지 failure mode 관점에서 정리했다.
테이프가 떨어지는 이유는 점착력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
하중 방향, 온도 조건, 표면처리, 점착제 상태, 부품 형상이 같이 작용한다.
"그럼 테이프를 고를 때 뭘 봐야 하나?"
이번 글에서는 TDS를 실제로 뜯어보기 전에, 산업용 테이프에서 자주 보는 주요 물성을 먼저 정리해보려 한다. 기재 유무, 두께, 점착력, 전단강도, 작동온도, 기능성 물성 정도만 알아도 테이프를 보는 눈이 꽤 달라진다.
📎 테이프 시리즈 이전 글
① 산업용 테이프, 그냥 아무 데나 다 잘 붙는 거 없어요?
② 산업용 테이프는 왜 떨어질까
이 글은 제품 추천글이 아니라, 테이프를 검토할 때 어떤 항목을 먼저 봐야 하는지 정리한 물성 가이드다. 실제 TDS 숫자와 단위환산은 다음 글에서 별도로 다룰 예정이다.
테이프 물성은 점착력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현장에서 테이프를 검토하다 보면 결국 점착력 숫자부터 보게 된다. 그런데 점착력이 높다고 모든 용도에 맞는 건 아니다.
어떤 테이프는 얇게 붙이는 데 유리하고, 어떤 테이프는 공차나 응력을 흡수하는 데 유리하다. 어떤 테이프는 타발 가공이 쉽고, 어떤 테이프는 점착제 자체의 특성을 더 온전히 쓰기 좋다.
그래서 테이프를 볼 때는 구조, 두께, 피착재별 점착력, 평가 조건, 전단 유지력, 온도, 기능성 물성을 같이 봐야 한다.

구조 - 기재 vs 무기재
테이프 구조를 볼 때 가장 먼저 나눌 수 있는 기준은 기재가 있는가, 없는가다.
기재가 있는 양면테이프는 점착제층 사이에 PET 필름, 부직포, 폼 같은 carrier가 들어간다. 실제 현장에서는 컨버팅, 특히 슬리팅이나 타발 작업이 쉬워지는 장점 때문에 많이 활용된다. 기재가 있으면 치수 안정성이나 취급성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전사테이프, 즉 무기재 테이프는 점착제층 자체를 얇게 전사하는 구조에 가깝다. 두께를 얇게 구현하기 좋고, 점착제 자체의 특성을 더 직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난연 성능이 중요한 용도에서는 오히려 무기재 구조가 유리할 수 있다. PET 필름 기재가 사이에 들어가는 순간, 점착제는 난연 설계가 되어 있어도 제품 전체의 난연성은 기재에 의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 구분 | 기재 있는 테이프 | 전사테이프 / 무기재 테이프 |
|---|---|---|
| 구조 | 점착층 + carrier + 점착층 | 점착제층 중심 |
| 장점 | 취급성, 치수 안정성, 슬리팅/타발 가공성 | 얇은 접합, 단차 최소화, 점착제 자체 특성 활용 |
| 주의점 | 기재 강성, 두께, 곡면 추종성, 난연성 확인 | 취급성, gap 흡수, 공차 대응 확인 |
| 대표 용도 | 폼, 필름, 플라스틱, 부품 고정, 타발품 | 명판, 오버레이, 필름, 라벨, 얇은 접합 |
📌 기재 유무는 우열이 아니라 구조 차이다
기재가 있다고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고, 무기재라고 무조건 약한 것도 아니다. 컨버팅성, 두께, gap, 난연, 곡면 추종성, 작업성을 놓고 구조에 맞게 고르는 문제다.

두께
테이프 두께는 단순한 스펙이 아니라 설계값에 가깝다. 얇게 붙여야 하는 구조가 있고, 일정 두께로 공차와 응력을 흡수해야 하는 구조가 있다.
TDS에서 두께를 볼 때는 total tape thickness만 보면 되는 경우도 있지만, 기재 있는 제품에서는 adhesive thickness와 carrier thickness가 따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liner thickness도 같이 적혀 있을 수 있는데, liner는 테이프의 보호필름(사용 시 떼어내고 버리는)이고 최종 접합부에 남는 두께가 아니다.
| 항목 | 의미 | 주의할 점 |
|---|---|---|
| Total tape thickness | 최종 접합부에 남는 테이프 두께 | 설계 gap, 단차, 공차와 연결 |
| Adhesive thickness | 점착제층 두께 | 표면 순응성, 점착력, gap 흡수와 연결 |
| Carrier thickness | 기재 두께 | 치수 안정성, 가공성, 유연성에 영향 |
| Liner thickness | 이형지/이형필름 두께 | 부착 후 제거되므로 최종 접합 두께가 아님 |
그래서 두께는 “얇을수록 좋다”도 아니고 “두꺼울수록 좋다”도 아니다. 얼마나 얇아야 하는지, 얼마나 공차를 흡수해야 하는지, 어느 정도의 응력 완화가 필요한지를 보고 정해야 한다.
점착력
점착력은 테이프 TDS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항목이다. 보통 Peel Adhesion, Adhesion to Steel, 90° Peel, 180° Peel 같은 이름으로 나온다.
여기서 중요한 건 숫자만 보면 안 된다는 점이다. 같은 점착력이라도 평가 각도, 피착재, dwell time, 박리 속도, backing, failure mode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 확인 항목 | 왜 봐야 하나 |
|---|---|
| 평가 각도 | 90°와 180°는 시험 형상이 다르므로 수치를 그대로 비교하면 안 됨 |
| 피착재 | SUS, Al, ABS, PC, PP, 유리 등 소재마다 점착력이 다름 |
| Dwell time | 즉시 박리와 24h/72h 이후 박리값이 다를 수 있음 |
| 박리 속도 | 속도에 따라 점착제의 점탄성 반응이 달라질 수 있음 |
| Failure mode | 계면에서 떨어진 것인지, 점착층 내부가 깨진 것인지 해석이 달라짐 |
180° Peel은 테이프를 완전히 접어 뒤로 벗기는 시험이고, 90° Peel은 접착면에 대해 90도 방향으로 벗기는 시험이다. 어느 쪽이 항상 더 크다거나 작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제품 구조, backing, 피착재, 시험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다만 180° Peel은 많은 TDS에서 기본 점착력 평가로 자주 보이고, 90° Peel은 실제 부품 가장자리나 오버레이, 필름류의 벗겨짐 상황을 볼 때 유용한 경우가 많다. 중요한 건 같은 제품끼리 비교할 때도 같은 각도, 같은 피착재, 같은 dwell time인지 확인하는 것이다.
📌 ASTM D3330과 박리 평가
테이프 peel adhesion 평가에서 자주 보이는 표준 중 하나가 ASTM D3330이다. TDS에 90° Peel, 180° Peel, N/cm, oz/in 같은 값이 나오면 시험 각도, 피착재, dwell time, 속도를 같이 봐야 한다. 고속박리는 실제 사용 중 빠르게 벗겨지는 상황이나 충격성 박리, 고속 공정 조건을 따로 보고 싶을 때 검토될 수 있다.
Failure mode도 중요하다. 계면에서 깨끗하게 떨어지는 clean peel은 피착재와 점착제 사이의 접착이 부족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 반대로 cohesion failure, foam split처럼 점착층 내부나 폼 내부가 먼저 무너지는 경우는 양쪽 피착면에는 강하게 붙어 있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래서 접착력을 볼 때 cohesion failure가 이상적으로 보이는 경우가 있다. 계면보다 내부가 먼저 깨졌다는 건, 적어도 피착면에는 잘 붙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다만 재작업성이나 잔사 없는 제거가 중요한 용도에서는 CF가 오히려 불리할 수 있으니 용도에 따라 봐야 한다.
전단강도, 유지력
Peel이 떼어낼 때 버티는 힘이라면, Shear는 붙은 상태에서 밀리지 않고 버티는 힘이다. 테이프에서는 이 항목을 Static Shear 또는 Holding Power처럼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시험 방식은 단순하게 보면 이렇다. 일정한 면적으로 테이프를 붙이고, 정해진 하중을 걸어둔 뒤, 얼마나 오래 버티는지 본다. 그래서 결과가 N이나 kgf처럼 힘으로 나오는 게 아니라, 몇 분, 몇 시간 버텼는지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 항목 | 확인할 것 |
|---|---|
| 하중 | 500g, 1000g 등 어떤 무게를 걸었는지 |
| 접착 면적 | 25mm × 25mm, 1in² 등 시험 면적 |
| 온도 | 상온인지, 고온 조건인지 |
| 시간 | 몇 분 버텼는지, 시험을 중단한 값인지 |
장기 하중, 수직면 고정, 고온 조건에서는 peel adhesion보다 holding power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처음에는 잘 붙어도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밀리면 실제 제품에서는 위치 이탈이나 끝단 들뜸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온도
온도 조건을 볼 때는 최소한 두 가지를 나눠야 한다. 붙일 때의 온도와 붙은 뒤 실제로 버텨야 하는 온도다.
| 항목 | 의미 |
|---|---|
| Application Temperature | 테이프를 붙일 때 권장되는 표면/작업 온도 |
| Short Term Temperature Resistance | 짧은 시간 버틸 수 있는 온도 |
| Long Term Temperature Resistance | 장시간 사용 가능한 온도 |
| Low Temperature Service Limit | 저온 사용 가능성 참고값 |
테이프가 나중에 고온을 버틸 수 있다고 해서, 저온에서 바로 잘 붙는다는 뜻은 아니다. 초기 부착 온도가 낮으면 점착제가 딱딱하게 거동해서 표면을 충분히 적시지 못할 수 있다.
반대로 장기 사용 온도가 높은 환경에서는 점착층이 너무 부드러워지면서 creep, 밀림, 끝단 들뜸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적용 온도와 사용 온도는 따로 봐야 한다.

기능성 물성 - 난연, 절연, 방열, 도전성 등
기능성 물성은 부차적으로 보는 항목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전기전자, 배터리, 반도체 쪽으로 가면 오히려 점착력보다 기능성 물성이 먼저 조건이 되는 경우도 많다.
| 기능성 물성 | 확인하는 이유 |
|---|---|
| 열전도도 | 열을 전달해야 하는 구조인지 확인 |
| 전기전도성 / 절연성 | 전류를 통하게 할지, 막아야 할지 확인 |
| Breakdown Voltage | 절연 파괴 전압 조건 확인 |
| 난연등급 | 전기전자, 배터리, 안전 규격 대응 여부 확인 |
| 내화학성 / 내습성 / UV | 사용 환경에서 성능이 유지되는지 확인 |
예를 들어 단순 고정용이라면 점착력과 전단 유지력이 먼저일 수 있다. 하지만 전기 절연이 필요한 구조라면 절연저항이나 breakdown voltage가 먼저 조건이 된다. 방열 구조라면 열전도도가 먼저 걸릴 수 있다. 난연이 필수라면 기재 구조와 점착제 조성까지 같이 봐야 한다.
📌 기능성 물성은 마지막 옵션이 아닐 수 있다
전기전자나 배터리처럼 절연, 열, 난연, 전기저항 조건이 중요한 분야에서는 기능성 물성이 처음부터 필수 조건이 된다. 이 경우 점착력이 높아도 기능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면 후보에서 제외된다.
결국 테이프 물성은 조합해서 봐야 한다
정리하면 이렇다.
산업용 테이프는 점착력 하나로 고르는 제품이 아니다. 기재가 있는지, 두께가 구조와 맞는지, 피착재별 점착력이 충분한지, 장기 하중에서 밀리지 않는지, 적용 온도와 사용 온도가 맞는지까지 같이 봐야 한다.
그리고 전기전자, 배터리, 반도체 쪽으로 가면 열전도, 절연, 난연, 전기저항 같은 기능성 물성이 먼저 조건이 되기도 한다.
| 체크 항목 | 확인할 것 |
|---|---|
| 구조 | 기재 있는 테이프인지, 전사테이프인지 |
| 두께 | total thickness, adhesive thickness, liner thickness 구분 |
| 점착력 | 피착재, 각도, dwell time, failure mode |
| 전단강도 | static shear, holding power, 하중, 온도, 시간 |
| 온도 | 적용 온도, 사용 온도, short/long term 조건 |
| 기능성 | 열전도, 절연, 난연, 전기저항, 내화학성 |
다음 글에서는 실제 TDS 두 개를 놓고 이 항목들을 어떻게 읽는지 하나씩 뜯어보려 한다. 특히 N/cm, oz/in, gf/in 같은 점착력 단위환산도 같이 해볼 예정이다.
※ 본 글은 개인 현장 경험과 공개된 기술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참고용 글이다. 수치와 내용은 제품 버전, 측정 조건, 피착재 상태, 작업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실제 제품 선택 및 적용 전에는 반드시 제조사의 공식 TDS와 샘플 테스트를 확인해야 한다.